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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인테리어 도전 후기

저는 결혼하고 한번도 인테리어를 해 본적이 없어요. 그동안 쭉~ 전세로 살아서 내 집도 아닌데 굳이? 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내집에 들어가게 되서 인테리어라는걸 처음 해 보게 되었어요.

 

세입자가 있어서 집 상태를 제대로 보지 못한채 계약 했었는데 드디어 이사가 끝나고 마주한 내 집! 상태는 정말...@.@

오래된 구축 아파트라 집 상태는 인테리어를 하지 않고 도저히 이사할수 없는 수준이었어요.

집 상태를 살짝 보자면...걸레받이는 정말 진한 체리색. 최소한 10년은 된것 같아요.

그래도 걸레받이는 그나마 다행이에요. 천장의 몰딩은 형광 하늘색? 연두색? 이걸 무슨 색이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는 컬러! 주방에 오래된 가스관은 벽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반은 녹슬어 있는 하늘색 T_T

심지어 문짝도 이런색이에요. 문짝이랑 문틀 컬러가 다른걸로 봐선 그것도 누가 한번 문틀만 칠한것 같아요.

오래된 아파트라 작은방 안에 창고가 있는데 창고 문이 이렇게 클 일인가!

집 전체를 다 고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까 셀프로 할수 있는건 셀프로 해볼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남편과 매일밤 유튜브며 블로그며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 인테리어를 시작한다면 모두다 설치한다는 오늘의 집도 깔고 숨고도 깔고 셀프 인테리어 카페도 가입하며 이것저것 열심히 찾아봤어요.

 

 

인테리어를 가장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당연히 셀프로 하는것!  다른사람의 성공후기를 보니 최소한 페인트칠 정도는 누구나 다 할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뿜뿜 뿜어져 나오더라고요. 하고나면 뿌듯하다, 비용이 많이 절약된다는 셀프 인테리어 후기들을 보며 호기롭게 페인트 한통을 주문했어요.

KCC에서 나온 친환경 수성페인트! 보통 셀프 페인트칠 하면 프라이머를 먼저 칠해야하는데 이 제품은 프라이머를 먼저 칠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공정을 줄여줄것 같아서 선택. 하지만 페인트도 절대 싸지 않아요. 4L에 5만원대. 

페인트만 사면되는게 아니라 붓도 사야되고 롤러도 사야되고, 테이핑작업이 필요하다면 방 전체를 빙 두를 테이핑 용품들도 사야합니다. 저는 어차피 도배장판을 다 새로해야해서 테이핑작업은 생략했어요.

셀프페인팅을 해보자 마음먹었던것도 최소한 테이핑 작업을 안해도 되니 막 바르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페인팅 해야할 부분은 너무너무 많지만 일단 가장 안쪽에 있어서 잘 안보이는데 거슬리는 가스배관을 칠해봅니다. 이 배관도 주방을 거쳐 거실까지 가로지르고 있어서 선이 은근 길더라고요. 먼저 가스배관을 닦아야하는데 닦아보니 먼지 풀풀...부스러기가 얼굴로 막 떨어집니다. T_T

 

 

테이핑안하고 페인트칠 슥삭슥삭 했더니 바닥으로 페인트 다 떨어짐. 벽에 다 묻음! 유튜브 보니깐 그냥 붓질슥슥하면 골고르 얇게 잘 펴발라지던데 내가 하니 뭉치는건 뭐 때문인지...

거실 가장 안쪽에 있던 가스관을 다 칠하고 나니 이미 고개는 뒤로 넘어갈듯 아프고 이거 하나 칠하는데 페인트는 온 방에 뚝뚝 떨어져 집이 더 난장판이 되었어요. 게다가 빈집이라 이 더운 여름에 푹푹찌는 선풍기 바람 하나 없고, 페인트에서는 독한 냄새가 풀풀나니 머리까지 아파옵니다.

처음생각은 가스배관과 창고문정도 먼저 칠해보고 괜찮아 보이면 전체 몰딩을 다 칠하고 걸레받이까지 셀프 페인팅해서 페인팅 비용을 아껴보자! 생각했어요.

 

이 창고문을 떼어 낼지 말지 고민중이라 일단 페인팅을 해보고 괜찮으면 그냥 쓰고 영 아니다 싶으면 떼어내는걸로 하고 일단 칠해봅니다.

그나마 문짝은 고개를 꺽어가며 칠하지는 않아도 되니까 좀더 수월하긴 했어요. 롤러로 막 문질러 주며 바르니 덜 뭉치기도 하고. 그렇게 한시간 넘게 롤러질과 붓질을 열심히 한결과! 짜잔~ (오른쪽이 덜 칠해진것 같은것은 기분탓입니다.)

셀프인테리어 하지마라 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가장 기초인 페인팅부터 이모양인데 셀프 인테리어를 어떻게 해!

심지어 이 문짝은 옆면, 안쪽면은 칠하지도 않았어요. 힘들여 칠해봤자 가망이 없다는게 한쪽면 칠하고 나니 바로 느껴져서 더이상 칠하는걸 멈췄어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던 셀프 인테리어 후기 주인공들은 금손이어서 가능했다는걸 새삼 느꼈네요. 하긴 저처럼 똥손이었으면 인테리어 후기를 올릴수 없었을꺼에요. 완성을 못했을테니까.

저마다 잘하는 분야, 전문분야가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된 아파트 내 손으로 더 망가뜨리기 전에 셀프 인테리어 도전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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