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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탈리아 여행 후기를 하나둘씩 쓰다보니 여행하면서 가장 아찔했던 경험이 생각났다.

바로 로마공항 수화물 분실사건!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련했던게 여행기간이 길다보니 여행 경비를 꽤 많이 환전해 갔고

혹시나 모를 분실에 대비 한다며 경비의 반을 캐리어에 담았다.

그리고는 그 아이를 수화물로 붙인거다......돈을.....

 

떠나기전 캐리어를 들고 사진한장 찰칵!

이게 바로 분실된 문제의 내 친구 캐리어다.

생각해보면 캐리어가 크지 않았고 액체류도 없어서 그냥 기내에 들고 타도 됐었는데

파리에서 환승시간이 짧은데 캐리어 들고 뛰면 힘들다며 수화물로 보냈다.

그 짧은 시간때문에 캐리어가 안올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로마까지는 파리를 경유해서 갔다.

비행기는 인천-파리까지 에어프랑스를 이용했고 파리-로마까지는 알이탈리아 항공을 이용했다.

 

로마 공항에 도착해서 수화물을 찾는데 내 캐리어는 왔는데 분명 같이 붙인 친구의 캐리어가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파리에서 로마 환승하는 사이 짐이 미쳐 못왔거나 어디선가 분실된 모양.

캐리어가 모두 빠져나올때까지 기다렸지만 가방이 나오지 않아서 공항에서 분실물 신고를 하고

우리 호텔 전화번호를 남기면 호텔로 가방을 배달해 주겠다는 못미더운 약속을 받고 숙소로 향했다.

이때가 밤 11시쯤이었다.

호텔에서도 혹시나 올지 모르는 공항측에서의 전화를 기다렸으나 그날밤 전화는 오지 않았다.

 

수화물이 나오지 않아 갈아입을 옷도 세면도구도 없었던 친구.

다른것보다 그 가방안에 여행경비의 절반이...T_T

다음날 로마 여행을 하면서도 하루종일 저녁에 호텔에 가면 짐이 와 있기만을 바랬다.

분실이 아니고 단순 딜레이라면 다음날이면 당연히 와야하는거 아닌가!!

그러나...호텔로는 전화 한통 오지 않고 다음날이 또 지나갔다.

친구는 호텔이 떠나가라 울며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 다음날! 수화물 분실 2일째!!!

 

원래 계획은 오전에 로마 시내를 보고 관광을 하다 오후에 비행기를 타고 니스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수화물 분실로 대성통곡을 하며 밤을 보낸 친구에게 더이상 로마 관광을 중요하지 않은것 같아

오전에 체크 아웃을 하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아직까지 호텔에 전화 한통 없었으니 혹시나 공항에 캐리어가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공항에 달려가 전날 분실신고한 종이를 내밀며 캐리어를 찾으러 왔다고 하니 캐리어 찾는곳까지 들여보내줬다.

이틀전 저녁에 신고했던 카운터를 찾아 다시 분실신고 종이를 내미니 아직도 소식이 없다며

세상 태평하게 이야기 한다.T_T

혹시 모르니 저쪽 캐리어 보관 창고에 가 보라고 했다.

 

맞은편 공항 벽쪽에 분실된 수화물을 보관하는 창고로 달려가보니 산더미처럼 쌓인 캐리어들이 있었다.

진짜 엄청나게 많이 쌓여 있었다.

아..로마 곳곳에 가방 잃은 여행자들이 한숨짓고 있겠고만!!

가방이 이렇게나 많이 공항에 있는걸 보면 이들의 일처리는 정말 느긋~한것 같았다.

 

일단 친구는 안에 들어가 캐리어를 찾고 나는 담당자랑 캐리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들리는 소리!

"캐리어 찾았다!!! 으헝헝헝헝헝헝#$%#$%$#^#^$"

캐리어가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 친구가 자기 캐리어를 한눈에 딱 찾았다.
그 앞에 주저 앉아 엉엉 울면서 -_-;

 

이틀간 속 끓였던 나도 그제서야 안심이 됐다.

이때가 이른 아침이었는데 그럼 캐리어는 적어도 전날엔 여기 도착 했겠고만!!!

배달까지 안해주더라도 최소한 찾았다고 수화물 상태 업데이트라고 해주지!

기다렸으면 캐리어를 호텔로 보내주긴 했을까?

마냥 기다렸으면 우린 이미 니스, 파리로 떠난 뒤였을거다.

어쩌면 한국에 도착해서야 찾았다고 연락을 해줬을지도 모른다.

 

캐리어를 찾았다는 서류에 싸인을 하고 밖으로 나와 짐정리를 했다.
드디어 가방을 찾았다는 안도감에 나도 긴장이 확 풀리는 순간이었다.

 

출발후 3일동안 같은옷을 입고 지낸 내 친구도 캐리어 안에 무사한 돈을 확인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땐 수화물을 분실한 충격에 생필품을 살 생각도, 보상 청구를 할 생각도 못하고

그저 이틀만에 캐리어를 찾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남은 여행을 즐겼다.

 

혹시 로마공항에서 수화물을 분실했다면 마냥 기다리지말고 다음날 공항에 가보길 추천한다.

캐리어 분실물 창구를 보니 가방이 그렇게 쉽고 빠르게 여행객의 품으로 돌아갈것 같지 않았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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