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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홍천 가리산 자연휴양림 - 낭만따윈 1도 없는 현실 우중캠핑 후기

by 톡소다. 2021. 8. 26.


홍천 가리산 자연휴양림 우중 캠핑 후기

이번 주는 내내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계속 있네요. 요즘 한참 캠핑에 빠져 있는 남편 때문에 비 오는 날에도 집에 있지 못하고 당일 예약으로 홍천 가리산 자연휴양림을 예약해서 다녀왔어요.

 

이렇게 비오는날 누가 캠핑을 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한참 더웠던 여름휴가 기간에는 자연휴양림 당일 예약이 한두 자리 나올까 말까 했었는데 이번 주는 장마시즌이라 그런지 어딜 조회해 봐도 어지간하면 예약 가능! 제가 예약한 날은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평소엔 인기 많았던 9채뿐인 산막도 예약이 0건. 원하는 자리를 골라서 예약할 수 있었어요! 이때가 오후 2시쯤이었는데 비 오는 거 보세요... 아무도 예약 안 할만한 날씨네요. T_T

 

홍천 가리산 자연휴양림 위치는 여기! 평일에 가니 서울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서 위치는 딱 좋았어요. 산속 깊이 있는 자연휴양림들은 야영장까지 가는 도로가 좁고 힘든 경우도 많은데 여긴 도로도 잘되어 있어서 비 오는 날에도 운전은 무리 없이 가능했어요.

 

가리산자연휴양림

강원 홍천군 두촌면 가리산길 426 (두촌면 천현리 776)

place.map.kakao.com

 

가리산 자연휴양림에는 야영장/ 소형 산막/ 산막 / 휴양 관등이 있는데 이날은 비 오는 날이라 소형 산막을 예약했어요. 화장실도 없는 작은 산막이라 그런지 비용은 매우 저렴! 1박에 2만 원에 이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별도라서 2명이서 자동차로 입장했더니 입구에서 8천 원을 더 내야 하네요. 1박에 10만 원 하는 좀 더 좋은 산막을 이용하면 주차료는 안내도 되는듯하니 참고하세요~

가리산 자연휴양림 산막 지도는 바로 이겁니다. 홈페이지에 산막 지도가 없어서 한참 찾았는데 잘 안보이더라고요.

아래 현 위치로 표시된 쪽이 가장 위쪽이고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갈수록 야영데크와 산막 번호가 커 집니다.

화장실. 샤워실 등과 가장 가까운 산막은 1,2,3번 한 계단 더 내려가면 4,5,6번 마지막 계단까지 내려가야 7,8,9번 산막이 나옵니다.  그런데 산막 1,2,3번 라인도 계단을 2번 정도 내려가야 해서 화장실에서는 꽤 거리가 있어요. 야영데크도, 산막도 현 위치라고 표시된 쪽 부근에 차를 두고 짐을 옮겨야 해서 가장 아래쪽이 뷰는 좋고 가장 프라이빗할 수는 있지만 짐이 많다면 옮기기가 꽤 힘든 곳이라는 점~ 참고하세요!

 

화장실 옆에 샤워장/ 식기세척실은 연달아 있는데 시설은 깨끗했어요.

샤워실이 여러 명 동시에 씻어야 하는 공용인 건 살짝 아쉬웠지만 온수 카드 따로 안 사도 따뜻한 물 콸콸 잘 나옴! 어차피 제가 간 날은 이 구역에 아무도 없어서 샤워실도 화장실도 저 혼자 썼어요. ^^;

자, 그럼 시설 구경을 마쳤으니 우중 캠핑을 즐기러 가 봅시다~

남편이 예약하려고 한 곳은 사실 이런 야영데크였는데 다음번엔 이쪽으로 예약해 봐야겠어요.(비 안 오는 날!)

나무 그늘도 잘되어 있고 데크도 넓은 편이라 캠핑하기 딱 좋더라고요.

오늘 우리가 묵을 곳은 소형 산막! 3평 정도 되는 작은 방이에요. 이 정도 방만 있어도 텐트 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고 비도 피할 수 있어서 훨씬 좋더라고요.

야영데크 바로 옆에 산막이 있는데 데크나 산막 간격이 넓은 편은 아니에요. 성수기에는 사람이 많으면 붐볐을 것 같은 느낌~ 

산막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둘이 자기엔 충분히 넓은 방이었어요. 어지간한 텐트보다도 넓음!

참고로 소형산막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방이라서 텐트만 안칠뿐 캠핑장비들은 다 챙겨오셔야 합니다~

작은 방에 아무것도 없지만 전기도 되고 보일러도 되니까 좋더라고요. 8월이지만 비 내리는 야영장은 산속이라 그런지 추웠어요. 바닥에 보일러 살짝 틀어주니 눅눅함도 사라지고 따뜻함!

1박 2일 동안 아무도 없는 캠핑장을 전세 냈으니 둘이서 신나게 놀아보자! 감성캠핑을 해보자! 했었는데...

막상 짐을 다 풀고 텅 빈 데크에 의자랑 테이블을 세팅하려니 너무 추움... T_T

야외에서 놀려면 타프를 쳐야 하는데 비를 맞으며 타프를 치는 거 자체가 너무 일이라 포기했어요.

대신 지붕이 있는 산막 앞에 의자를 펼쳐두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낭만을 즐겨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의자에 앉자마자 정말 큰 산모기들이 무섭게 우리 쪽으로 달려드네요. 내가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건지 모기에게 수혈을 하고 있는건지 분간이 안 갈 정도. 산모기는 또 어찌나 따갑던지!

올여름엔 모기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여름 내내 못 만났던 모기를 여기서 다 만났어요.

주변에 사람이 좀 있었으면 모기도 좀 분산되었을 텐데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온 동네 모기들이 다 우리 앞으로 모이는 느낌!

낭만이고 뭐고 바로 산막 문 닫고 방안으로 줄행랑쳤네요. 산속이라 그런지 산막 안에 있어도 온갖 곤충 친구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이 동네 나방들은 무늬도 다양하고 크기도 어찌나 큰지...

얜 정말 새만큼 컸는데 이런 친구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더라고요.

저는 추워서 못 들어갔지만 가리산 자연휴양림은 계곡에서 물놀이하기에도 좋은 휴양림이에요! 더운 여름에 왔다면 벌써 계곡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몇 번은 했을 것 같은!

비가 그치면 다시 한번 와서 여기서 물놀이해봐야겠어요.

비 오는 날 캠핑장을 갔더니 할 수 있는 거라곤 오로지 산책!

 

출발하기 전 제가 생각했던 우중 캠핑은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둘이서 따듯한 커피 한잔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는 그런 모습이었으나 현실은 온 동네 모기들이 몰려들어 야외에서 뭘 할 수가 없어서 산막에서 문 닫고, 창문만 빼꼼 열어두고 창밖을 바라보다 왔네요.

 

게다가 한밤중엔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살짝 무서웠어요. T_T 화장실이 꽤 먼데 어린애처럼 남편 손잡고 가야 갈 수 있을 정도의 무서움! 남들이 비 오는 날 캠핑을 안 가는 이유가 있었어~

뭐, 이런 하루를 보내 보는 것도 다 추억이니까~ 다시는 비 오는 날 캠핑 예약을 하지 말자 약속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 

 

우중 캠핑만 아니라면 캠핑은 언제든지 환영! 저의 또 다른 캠핑 후기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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